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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모순

시간이 많고 할일이 줄었다. 주어진 시간에 누군가가 주는 일만 하고 나면 나의 의무는 끝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여유는 시간이 적고 할일이 많을 때보다 급격히 줄었다. 아니 아예 없다.

보고 싶은 사람도 관심 갖던 사람도 잘 지내냐고 물어 마땅한 사람도 사라졌다. 내 마음 속에 없는 것인지 내가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이 신기루 같다. 매일매일 누군가와 대화하지 않으면 살아내지 못하는. 의미없는 대화 속에서 또 도망갈 궁리를. 다른 무엇을. 다른 누군가를 찾는 나를 본다. 관계는 여전히 어렵다. 오랜 친구도. 새롭게 만난 사람도 어렵기는 매한가지.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모든 것을 괜찮다고 덮어버리는 것. 아마도. 그래서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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