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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t, Belgium 1

2020년 1월 17일. 이곳으로 온 지 거의 2달이 되어간다. 뭐라도 좀 해야지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정작 해야할 일은 잊어버리고..
오늘은 해가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아래로 내려갔다. 등은 따뜻해서 좋았는데...

(그래서 낮술을 마셔보았지만 세 모금 마시고나니 비글이 일어났다......)
아마도 오전에 어린이집에 자리 있는지 전화 하는 것을 잊어버렸고, 그사실을 깨달은 것이 13시... 왜 잊어버렸나에 대한 변명은 항상 궁색하기 그지 없는 “애기보다보니 잊었..” 일 뿐이고.. 그렇다고 딱히 잘 보고 있지도 않은데......이제 다음주 목요일까지 다시 기다려야 하고, 그러면 그 때까지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을지 전전긍긍해야 하고, 혹시 자리가 있는데 거기가 어제 다녀온 어린이집보다 별로일까봐 걱정이고, 알고보면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 반갑지 않은 것이고... 거기는 또 동양애가 하나라도 있으려나 싶고..하는 생각들이 모여 기분을 가라 앉게 했을테다.
남들은 애 키우면서 공부도 하고 회사도 가고 너무 씩씩하고 훌륭한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렵고 버거울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청소도 하고 식기세척기도 돌렸다. 이제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침대에 누워 태도의 말들을 읽는다.